초등학교 미술시간에 도자기로 연필꽂이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찰흙으로 주물럭거리며 무언가를 만드는 손재주도 없고, 아이디어도 없는 편이어서 도자기 시간에도 아무 무늬도 없는 긴 원통형 연필꽂이를 만들었었다. 그림을 잘 그려서 구웠으면 좀 더 맘에 들었을 텐데 그냥 긴 원형꽂이이다 보니 심심한 모양에 애착이 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이후로 도예수업시간은 없었지만 가끔 찰흙수업시간은 있어서 흙을 만질 기회는 있었지만 역시나 손재주가 없어서 그런지 모양이 잘 나오지 않아 찰흙시간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어렸을 적 기억 때문이었는지 도자기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는데 어떤 바람이 불었는지 도자기 클래스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수강을 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도자기 수업은 기존에 만들어진 석고틀에 도자기흙을 펴 넣어서 만드는 방식이다. 

 

 

첫 시간은 기본 접시 2개를 틀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흙을 만져 보는 것도 처음이고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반찬접시로 사용이 용이한 크기의 접시 2개를 만든다고 하셨다. 

 

 

 

 

도자기로 굽기 전엔 엄청 커서 반찬그릇하기 너무 크겠다 싶었는데 막상 말리고, 구워져서 나오니 손크기 정도 되었다.

앞접시로 쓰기 조금 크고, 다용도접시로 사용하기 딱 좋은 크기가 나왔다.

 

 

 

 

약간 움푹한 모양이라 과일을 담아 먹기에도 좋다.

 

 

 

 

그릇 모양은 틀에서 찍어 내지만 접시 뒷바닥은  내가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접시 뒤 접시를 받치는 이것을 "굽"이라고 한다. 흙을 얇고 길게 밀어서(국수가락처럼) 그릇 뒤에 붙여준다.

 

 

 

 

 

 

만들기 전에는 뭐 이런 접시를 만드나 싶고 너무 이쁘지가 않아 좀 실망이었는데 만들고 실제로 사용하다 보니 이만한 접시가 없다. 크기도 딱 좋고 가장 쓰임새가 좋은 접시이다.

 

 

 

 

보관을 할 때면 이렇게 겹쳐서 보관하면 된다.

처음 만든 접시라서 균형이 잘 맞진 않지만 이런 게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핸드메이드 접시의 맛인 거 같다.

 

 

이번처럼 절대 나 스스로는 선택하지 않았을 듯한 접시를 만들고 의외로 만족감이 큰 것을 보면서 좀 더 너른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할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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