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에서는 정규수업으로는 기초방법을 알려주는 3번의 수업이 있고, 그 이후에는 자유수업으로 진행이 된다. 이번엔 정규수업 세 번째 수업인 물레성형이다.

 

티비에서 장인들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물레 위에 흙을 얹고 멋지게 도자기를 만드는 걸 보면서 내 머릿속에는 도자기를 만드는 방식은 저런 거구나 하는 인식이 박혀있었다. 그래서 도자기를 배우러 간다 하면 물레로 그릇이나 컵을 만드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막상 도자기를 만들러 와보니 물레로 만드는 방식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고 좀 모양이 예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모양이 나오는 그런 개념이 아니었다.

 

이번 수업은 내 머릿속 상상에만 있던 물레로 도자기를 만드는 수업시간이다.

 

혼자 물레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가 없기에 명장님께서 가이드를 해 주시고 수강생은 명장님 손에 따라 돌아가는 물레 위 흙에 손을 대고 같이 그릇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 수업에 만들었던 그릇들에 비해 균형도 맞고 두께도 일정한 게 보인다. 물레로 제작하면 확실히 그릇이 고급져 보인다.

 

 

 

 

 

물레 성형 할 때 안쪽에 태극무늬를 넣을 거라고 하시면서 그릇 안쪽부터 바깥쪽까지 손지문을 쭉 넣으라고 하셨다. 도움을 받았지만 본인 손도 닿았으니 본인이 만든 그릇이라고 표시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셨다.

 

무슨 말 인가 했더니 위의 사진처럼 화장토로 무늬를 만들어 주시려고 하신 듯하다.

 

 

 

 

 

물레 돌아가면서 명장님이 그릇두께 일정하게 나오도록 손으로 살짝 눌러가며 성형해 보라고 하셨었는데 망칠까 봐 손을 제대로 대기가 무서웠다. 99% 명장님 솜씨라서 그런지 두께가 일정하게 나왔다.

 

가래성형으로 컵 만들기 할 때는 엄청 투박한 느낌이었는데 물레성형은 날렵한 두께로 일정하다. 물레로 만들어서 일정한 건지 명장님 솜씨가 좋아서 일정하게 나온 건지 잘 모르겠지만 한 번의 체험으로도 느껴지듯 물레로 하는 작업 자체가 엄청 연습이 필요한 기술임엔 틀림없었다.

 

 

 

 

 

 

수업은 물레작업까지였고 물레작업한 작품이 너무 예뻐서 그거 감탄하느라 밑에 굽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물레작업한 그릇의 굽은 흙이 살짝 마른 후에  작업하는 거라 명장님께서 손물레 위에 얹고 돌려가며 깎아 주셨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청색이 도는 도자기 표면이 하얀 백자에 비해 더 멋스럽고 다른 무늬를 하지 않아도 그 자체가 그림이 되는 느낌이다.  

 

 

 

 

 

 

 

제작 당시 엄청 크게 만들어져서 이건 국그릇 하기에도 너무 크고  대접하기에도 모양이 애매하다  싶었는데 막상 마르고 구워져서 나오니 확 줄어들었다. 집에 와서 보니 덴비누들보울과 비슷한 크기였다. 국그릇과 대접 크기 중간의 라면그릇 크기 정도라고 하면 맞을 듯하다. 라면 한 개 끓여서 담은 모습이다. 딱 라면전용 그릇이다.

 

도예를 앞으로 계속 배우면서 나도 물레를 혼자 할 수 있는 경지에도 올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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